728x90

 

 

 

 

 

 

살다 보면 펑펑 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고 걸어야만 하는 날이 있다. 짙은 어둠이 깔린 새벽에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날도 있고, 한 걸음도 내디딜 수 없을 것 같은 극심한 피로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런 불안정한 순간들이 많은 게 인생이지만, 결국 내리는 비야 맞으면 그만, 젖은 몸이야 말리면 그만이다. 

-13 페이지 中 

 

 

나는 걱정이 많은 편이다. 별거 아닌 일에도 혼자 있을 때는 여러 번 확인하고, 그제서야 비로소 안심이 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피로가 쌓이고, 다음에 해야 할 일에 쓸 에너지를 이미 다 소진해 버린다. 이전에는 이런 나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불안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을 깨닫는다. 

 

글에서 말한 것 처럼, 맞는 비야 젖으면 그만이고, 젖은 몸은 말리면 그만이다. 부족한 체력도 결국 더 기르면 되는 것처럼, 불안과 걱정도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길을 제대로 가기 위해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이 있을 땐 불편했었는데, 없으니 외롭다며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제대로 걷는 건지 알기 위해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정작 사람들을 만나면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도 못하면서 사람들이 그립다고 하는 나는 참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이기적인 마음이 나쁜걸까 中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또는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도 한다. 나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선호하지만, 막상 그 시간이 길어지면 사람들의 존재가 그리워지곤 한다. 결국, 내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 선택이 옳은지 확신하기 위해서, 혹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을 필요로 하게 된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 나 역시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끼고, 사람을 필요로 하면서도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 이 모순된 마음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인간관계는 이런 모순적인 감정들과 함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별에는 무수히 많은 의미가 담겼다. 단순히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의미하기도 하고, 반짝이는 것을 지칭하는 별칭이기도 하고, 죽음을 의 미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지에 따라, 용도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그리고 실제의 별이라고 해도, 막상 내 눈에 보이는 별은 내가 머무는 현재의 시간이 아닌 전혀 다른 시간의 모습이다. 별빛이 지구에 도달한 후에야 내 눈에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사라진 별을 빛으로만 만나는 것이다.

 

그러다 별빛이 내려앉은 곳의 의미를 다르게 생각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별이 아니라.

어쩌면 빛을 발하기 때문에 보이는 부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내면에 감춰있던 많은 것들이 외부로 드러나 빛을 발하게 되는 것 말이다.

-다른 시간을 살아본 적 있었나 中 

 

 

며칠 전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측하러 갔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보면 책에 쓰여진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보았던 유성들은 이미 사라진 별들이 남긴 빛일 뿐이다. 이 사실을 떠올리면서, 사람마다 시야의 차이가 있다는 것에 공감이 갔다. 누군가는 과거를 걸으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또 누군가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며 꿈을 키워간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시간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각자가 다른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저자와 함께 순례자가 되어 길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자가 경험한 비와 바람, 그리고 고독을 함께 느끼면서, 마치 내가 그 길 위에 있는 것처럼 몰입했다. 특히 졸업을 앞둔 지금,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지 막막함 속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이 책은 큰 위로와 통찰을 주었다.  

 

순례자의 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길을 걸으며 저자가 마주했던 어려움과 내면의 성찰들이, 현재 나에게도 필요한 것임을 느꼈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무렵, 나도 언젠가 순례자가 되어 이 세상에서 나만의 길을 찾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이 책은 나에게 단순히 읽고 지나가는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앞으로의 여정이 아무리 험난하더라도, 나만의 길을 걸으며 나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순례자가 되어 걷는 길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줄지, 그리고 그 길에서 어떤 나를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

독립출판 제작자와 독립서점을 연결합니다.

indiepub.net

 

728x90
LIST

BELATED ARTICLES

more